조정후 다행시

같이 삽시다

카맬래온 2021. 9. 14. 22:21

같이 삽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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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이 갈 것 같으면서도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철길처럼

인간사 모두 가 역시나 영원히 같이 가길 원 하지만

누구 하나가 먼저 가면서 역시나 같이 가지를 못 하니

살아 있을 때 오손도손 같이 하면 얼마나 좋을꼬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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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웃하기를 가족처럼 생각했던 옛 추억을 생각하며

너나 나나 누구든 품어 보려 하지만 맘 같이할 이가

그리도 잘 없는지 공자님 말씀에.

마지막 죽을 때 내 옆에서 지켜 줄 친구 하나만 있어도 족하다.”

이 말은 친구 하나면 인생 성공 했다고 하였단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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삽질하며 논두렁 호미 갈구고. 콩 심고 파 심으며

서로 잘하라고 투 닥 콩닥거리는 삶속에서 짙어가는 인간사가.

사랑인지 우정인지 정 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사람은

같이 할 수 만 있어도 좋은 거란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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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시 때때로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지만 그 와중에

나는 안 그래야지 하지만 그 누구도 오락가락 하는 그 마음 때문에.

실수도. 오해도. 변화무상한 인간사 속에서도 살아남아서

움직일 수 있는 지금이. 행복 하다 여겨지는 사람은

진정 행복한 삶이일거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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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 같이 삽시다.

너 잘나면 얼마나 잘 낫고 억만 부자라도 죽을 때 못가지고 가는 거고.

많이 배운 지식인들 나이 들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.

예수님이 바다를 걷는 거와. 부처님이 구름을 타는 건 기적이 아니고

신이시기 때문이다.

기적이란 지금 내가 나이 들어 걸어 다니는 게 바로 기적이란다.

주위를 둘러보라.

 

庚子年 夏

발명가 겸 시인 曺 廷 厚 (조 정 후)